달마고도 너덜지대 2

2023. 12. 7. 22:09활동 기록

11월 11일 

함께하는 이들

반달, 거누, 여름

 

달마고도 1코스를 걸었다. 벌써 3번째 탐사길이다. 걸음은 익숙하게 산을 타지만 보이는 것은 매번 새롭다. 11월에 들어서며 산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구간별로 조금씩 식생의 특성이 돋보인다. 삼나무숲에서 불어오는 바람내음과 동백과 참나무가 섞인 구간에서 맞이하는 햇빛과 풀내음이 다르게 다가왔다. 이번 탐사에서는 너덜지대를 샅샅이 돌아다녔다. 처음 너덜지대를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키 큰 나무들 사이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빽빽한 숲 구간을 지나 갑자기 하얗게 펼쳐진 구간에서

훅 불어온 차가운 바람에 눈물이 와락 터졌었다. 거칠게 부서진 암석덩어리 뒤로 크게 솟아있는 산봉우리를 보는데 그냥 그대로 압도된 것 같았다. 지금은 암석덩어리가 규암이라는 것을 알고 그 특성을 관찰하며 바위에 앉아본다. 여전히 산봉우리로부터 용암산 규암층이 흐르듯 펼쳐진 풍경은 장엄하다. 동시에 바위와 바위 틈에 균형을 맞추고 있는 작은 돌조각에 눈이 가고, 바위를 덮은 지의류와 이끼, 작은 석영조각들도 발견하고 햇볕을 받으며 편하게 앉아있을 수 있는 나만의 장소를 찾아보기도 한다. 매달 이렇게 같은 장소를 찾아올 수 있다니 정말 즐거운 일이다.

 

반달, 거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