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11. 21:08ㆍ활동 기록
2023년 9월 19일
산책하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간조 때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섬의 바닷길이 열렸다.
그렇게 우리는 이 섬으로 들어갔고,
수정들을 볼 수 있었다.
장소
해남 중리 섬
함께한 사람들
다운, 누, 새봄
새봄의 후기
물때를 살피며 섬까지 길이 나는 시간을 가늠한다. 이렇게 해질녘에 섬에 가보기도 하는구나! 조수간만의 차는 달의 끌어당김에 의해 생성된다. 전라남도의 평야지대에서는 달이 뜨는 모습이 굉장히 크게 다가온다. 달의 끌어당김처럼 우리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내가 가진 것이 많고 아는 것이 많아서가 아니다. 나는 그저 통로가 될 뿐이다. 자연의 힘은 우리를 슬며시 끌어당긴다. 누구도 어떠한 일도 탓하지 않는 자연의 힘. 묵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힘. 그리고 자연스러움은 참 아름답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이러한 자연스런 본성을 회복하여 갈 수 있다면. 나는 해남에 온 첫 해에 이 수정바위를 보고 용왕님이라고 불렀다. 신비롭기도 하지만 또 고맙기도 하고 그냥 조심스럽기도 했다.
중리섬 길 끝에 서본다. 산으로부터 내려온 길과 바다로 이어지는 그 지점에서 순환하는 바람을 느껴본다. 잠시나마 제게 이 공간을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절로 기도가 마음에 맺힌다.
누의 후기
누군가에게는 더 투명할수록, 결정형이 더 잘 보일수록,
값어치 있는 보석으로서의 수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수정은
누군가의 집이었다.
미생물들의 집이자,
해조류의 집이자,
게의 집이었다.
있는 그대로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누군가가 수정을 캐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영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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